가시고기

[시와 풍경이 있는 삶] 박상건, ‘큰가시고기’

[시와 풍경이 있는 삶] 박상건, ‘큰가시고기’

암컷이 유속에 흔들리며 수초 물어 나르기에 분주하다 그렇게 수초 둥지에 알을 낳고 죽어간 빈자리에 수컷이 밤낮없이 흰 지느러미를 흔들어 쌓는다 물살에 뒤틀리면 돌멩이에 몸을 걸치고 다시금 부화를 위해 줄창진 저 지느러미의 부채질 20여 일을 꼬박 밤새워 흔들어 쌓던 지느러미가 파랗게 멍들어 숨을 멈추던 날 수초더미에서는 가시고기 새끼들이 눈을 뜨고 있었다 치
박상건 기자 2020-08-14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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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TV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명상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명상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서 두려움이 없는 마음, 그렇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배려, 겸손과 자비의 명상바람이 새 물결로 출렁출렁 물결치고 있다. 절에서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몰디브, 보라보라, 발리......’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섬들이다. 이곳에는 무성한 야자수와 금가루 같은 백사장, 그리고 돈 많은 관광객이 있다. 여행사마다 다양하게 내어놓은 여행 일정들-‘환상의 섬 몰디브, 4박 5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형님, 날도 슬슬 풀리는데 주말에 섬 출사 한번 갑시다.” “섬 출사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김영랑과 함께 시문학파로 활동한 박용철 시인의 ‘떠나가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