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가 펼쳐지는 수도권 명소 김포여행 떠나볼까

애기봉, 숲속 조각공원, 아트빌리지, 문수산과 대명항 등 스토리 힐링투어
박상건 기자 2024-04-23 08:47:17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봄날이다. 이왕이면 울긋불긋 새 생명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 시원하게 부서지고 흐르는 강과바다가 있다면 더 좋겠다. 서울 근교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이런 산내들 그리고 강과 바다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곳이 김포 지역이다. 당일치기, 1박2일 여행 명소 중 시간과 경비를 감안하고 농어촌의 소박함과 현대적 편리성, 문화예술 공간을 두루두루 즐감하고 싶다면 김포여행이 제격이다. 
 

애기봉 154고지 전망대에서 북녘을 조망하는 모습

애기봉 154고지 조강전망대에서 바라본 1.4km 앞의 북한 개풍군 선전마을

특히 애기봉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서부전선 애기봉 154 고지에서 바로 강 건너 1.4km에 북한 선전마을이 보인다. 바삐바삐 살면서 우리가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 후예임을 잠시 잊고 살았음을 느끼며, 가슴 먹먹하게 한 안보 관광의 현장이다. 
 

쑥갓머리산(애기봉 본래 이름) 아래로 조강이 흐른다. 조강은 예성강, 임진강, 한강이 서로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강줄기다. 애기봉 쪽이 조강 하류이고 북한 쪽이 조강 상류. 조강의 유래는 바다처럼 거대한 ‘큰 강’,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이다. 한강의 모든 지류를 아우르는 ‘으뜸 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강나루는 한국전쟁 전까지 100여 가구의 큰 마을이었고 한강하구의 수운과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관장하는 김포문화재단 이계현 대표이사(오른쪽 다벗번째)와 재단 임직원들

애기봉 112m 출렁다리와 지그재그 모양의 800m 산책로

지금의 조강은 남북을 가로지르지만, 언젠가는 남북의 산과 들판을 어깨동무하여 영차 어기영차 소리치며 한물결로 서해로 흘러갈 것이다. 그런 생각의 편린을 안고 ‘평화의 종’ 앞에 섰다. 한국전쟁 유해발굴 현장에서 수거한 탄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저미는 가슴을 안고 크리스마스트리를 모티브로 했다는 지그재그 모양의 산책로를 걸어 112m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왜 자꾸 뒤안길의 조강과 북녘을 바라보는 전망대와 눈길이 마주치는 것일까. 
 

1978년에 조성된 애기봉은 노후화로 기존 전망대 등을 철거하고 세계적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한 전시관 등 자연과 잘 어우러진 ‘애기봉평화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김포문화재단이 관리하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조강 생태와 김포시 역사, 평화의 가치를 되새김질토록 전시관, 영상관, VR체험관, 생태탐방로 등 자연미와 여유,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조화시켜 운영 중이다. 
 

한국전쟁 희생자 유적 발굴 현장에서 수거된 탄피와 성탄트리 점등 철탑 등을 녹여 만든 2m 범종과 UN문자를 형상화한 높이 9m 청동 구조물 종탑(평화의 종)

조각공원에 설치된 프랑스 작가 다니엘 뷔랑의 작품 '숲을 지나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4년 경기도 역사문화생태 관광융합콘텐츠 개발 공모에서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의 숨은 매력과 잠재력을 개발해 국제 관광명소로 우뚝 서도록 김포국제조각공원 등 한강하구 일대를 핵심 관광거점으로 삼아 다양하고 특색이 있는 역사생태를 체험장으로써 스토리 힐링투어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국제조각공원은 숲 속에 세계 유수의 미술가들 작품을 전시해 천혜의 자연예술 공간을 연출했다. 숲에서 나부끼는 피톤치드와 자연주의 예술이 뿜어내는 정서적 교감, 정겨운 숲길 여행의 추억 일구기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일한 특전이다. 
 

김포시 월곶면 조각공원 숲길을 걷는 사람들

김포문화재단 이계현 대표이사는 “김포국제조각공원은 조각 작품을 통해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자 세계적 미술가들이 모여 1998년에 조성됐다”면서 “북녘땅이 내려다 보이는 문수산 아름다운 휴양림 속에 설치된 다니엘 뷔렌 등 세계적 조각가 14인과 국내 저명 작가 16인 등 30점의 작품에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김포시민의 염원이 깃들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남정맥 시발지 김포 문수산과 염화강(사진=유영화  김포 예총회장 제공)

조각공원에서 이어지는 김포 월곶면의 문수산은 한남정맥 최북서쪽에 위치한 시발지점이다. 아기자기한 숲길이 일품이고 등산 애호가들에게 명품 등산 코스로 손꼽힌다. 특히 정상에 오르면 아래로 흐르는 염하강과 한강을 감상할 수 있고 강 건너 아스라이 개성 송악산도 조망할 수 있다. 
 

김포한강생태공원은 한강변에 펼쳐진 푸른 습지와 넓은 들판을 따라 사색할 수 있는 산책길이 일품이다. 수도권 최대 생태공원으로 약 56만 7051㎡ 부지의 공원은 철새들이 즐겨 찾는 반달형 농경지를 김포한강신도시 조성에 따라 만들었다. 
 

대명항

김포 유일의 지방어항 대명항은 연안어업을 주로 하는 어민들의 100여 척의 어선들이 터전이다. 어판장에서는 직접 잡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데, 봄에는 삼식이와 주꾸미, 밴댕이, 여름에는 농어와 광어, 가을에는 통발 꽃게가 여행자의 입맛을 돋운다. 특히 가을 꽃게와 추젓은 대명항의 명성을 녹슬지 않게 하는 특산물이다. 만선기원 풍어제, 대명항축제 등 볼거리이다.
 

김포 아트빌리지와 한옥마을 전경

전통 한옥의 고즈넉함과 아트센터의 현대적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김포아트빌리지와 한옥마을도 가볼만 곳이다. 모담산 자락에 자리 잡은 김포아트빌리지는 도심 속 소담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자연친화적 문화예술을 연출한 공간이다. 17개 한옥과 5개 창작스튜디오, 아트센터와 야외공연장, 전통놀이마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인 숙박도 가능한데 김포실, 평화실, 문화실 등 3개 객실을 운영한다. 카페, 식당, 편의점 등 편의시설과 놀이마당, 연못, 물길이 흐르는 산책 코스가 잘 어우러졌다.
 

자연과 함께 나만의 캠핑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김포한강오토캠핑장, 솔내음캠핑장, 덕포진 누리마을 캠핑장, 문수골힐링캠핑장, 김포캠핑파크, 강변글램핑, 범바위캠핑정원, 여울지숲속캠핑장, 행복한 체험 캠핑장 등이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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