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국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갯벌…“탁월한 보편적 가치”
박상건 기자 2021-07-27 07:17:27

우리나라의 갯벌 면적은 2393㎢이다. 세계적 5대 갯벌로 꼽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어 다양한 생물의 보고이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는 어류가 200여종, 갑각류가 250종, 갯지렁이 120여종이 산다.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매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1ha(0.01㎢)당 9900달러인데 우리나라가 1만1199만원으로 가장 높다.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6일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서산 웅도 갯벌(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5개 지자체에 걸쳐 있으며,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번 한국의 갯벌을 포함해 총 15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지난 5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이하, IUCN)는 한국의 갯벌에 대해,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Defer)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4개국 중 투표권을 갖는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에 대해 만장일치로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결정했다.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한 13개국이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고자 하는 의결안을 공동으로 제출했으며,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하여 호주, 우간다, 태국, 러시아, 오만, 에티오피아, 헝가리, 이집트, 브라질, 나이지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우디아라비아, 과테말라, 바레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이 등재 지지 발언을 했다. 

신안 암태도 갯벌(사진=섬문화연구소DB)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갯벌은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었다. 문화재청은 2018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세계유산센터로 제출했으나, 지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세계유산센터의 검토 의견에 따라 신청서를 보완해 2019년 1월에 등재신청서를 다시 제출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IUCN으로부터 현장 실사와 전문가 탁상검토(데스크 리뷰)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IUCN이 올 5월 ‘반려’ 의견을 제시하면서 등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문화재청은 자문기구의 ‘반려’ 의견이 공개된 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 확대를 위해 자문기구가 확대를 권고한 갯벌 소재 지자체를 방문하고, 합동 설명회를 개최해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주요 갯벌이 소재한 지자체로부터 세계유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받았으며, 해양수산부 또한, 해당 지자체의 신청이 있는 경우 습지보호구역의 신속한 지정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또한, 문화재청은 자문기구의 의견 공개 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까지 약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위원회의 21개 위원국으로부터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한 신속한 활동을 전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라는 악조건과 각국의 시차 속에서도 각 위원국의 대표단과 전문가 그룹을 설득하기 위한 화상 회의를 개최하여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우리 정부의 향후 유산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 특히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는 문화재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과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은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 힘을 보탰다. 

문화재청은 갯벌을 생활의 터전으로 지켜온 지역 주민들의 애정과 관심에 깊이 감사하면서, 해양수산부와 협력하여 생태계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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