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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섬 전문가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섬의 문화·역사 발견해 섬의 가치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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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포커스] 문화·역사 품은 섬에서, 잠시 숨 좀 돌려보세요

 

 

섬은 맑은공기로 영혼 헹굴 마지막 보고

시인·일반인 어울린 섬사랑시인학교 캠프

섬 여행은 우리 공동체문화 되살리는 일 

 

[명승일 기자] “우리는 3면이 바다인 해양국가이고, 우리는 해양민족의 후예입니다. 이런 섬의 가치를 깨닫고 사랑하는 일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죠. 부지런히 섬으로 가고 섬과 친하고 섬사람과 교류하는 일은 우리 일상이고 문화이고 창조적인 역사를 일궈 나가는 일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섬을 답사하고 연구해온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은 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직접 섬을 다니면서 각 섬의 문화와 역사를 발견해 섬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전도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남 완도 바닷가에서 태어나 1991년 ‘문학과 지역’으로 등단한 시인이고, 성균관대 언론학박사이며 ‘계간 섬’ 발행인,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다.

 

박 소장은 천지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 해양 생태계의 우수성부터 예찬했다. 

“우리나라 갯벌 면적은 2393㎢로, 세계 5대 갯벌일 정도로 규모가 커요. 서해 83%, 남해 17% 등 이들 갯벌이 지닌 경제적 가치가 연간 9조 9934억원입니다. 또 우리 바다에는 약 900종, 연체류 약 1000종, 갑각류 약 300종, 해조류 약 400종이 분포하고 있죠.” 

박 소장은 “이런 천혜의 해양 생태계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천혜의 해양 생태계이면서 넉넉한 수산자원을 제공해 자급자족은 물론 경제적 가치를 재생산하는 중요하고 고귀한 자산이며 생명의 보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소장에 따르면, 건강한 섬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다도해 주민의 평균 연소득이 지난 2013년 3859만원에서 2018년 5184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이 독도에 틈만 나면 탐욕의 침을 꿀꺽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동해가 세계 4대 어장의 하나인 북태평양서부어장의 중심어장이기 때문”이라며 “무한한 자원을 지니고 있는 광활한 영해를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승하는 일은 우리의 책무”라고 호소했다. 

이런 차원에서 박 소장은 우리 일상에서 섬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름다운 섬을 즐기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 국민은 연간 2000만명이 연안여객선을 타고 섬을 찾고 있어요. 요즈음 연륙교가 많아 승용차나 걷기여행 등으로 섬을 찾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전 국민이 ‘힐링코스’로 섬을 찾고 있는 셈이죠. 낚시 어선 충돌 등 사건·사고 중심의 보도가 아니라, 우리 섬의 문화와 역사를 깨닫고 마음을 치유하며, 자연과 호흡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기사와 정책 발굴이 중요합니다.”

 

박 소장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책 속에서만 이순신과 장보고를 배울 게 아니라,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섬을 여행하고 체험하면서 도전과 응전의 정신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측면에서 요즈음 정부와 지자체에서 걷기코스 개발 등을 추진하는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770Km의 걷기길이죠. 남파랑길은 ‘남쪽의 쪽빛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란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거제~통영~남해~여수~고흥~완도~진도~목포~영광까지 남해안에 위치한 영호남 23개 시·군 90개 코스, 1470km 걷기 여행 구간이에요.” 

다만, 일부 자치단체에서 기존 길 이름을 고쳐가면서 무분별하게 전시성 길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길이 곳곳에서 생겨나면 혼란스럽고, 여행자의 불편만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하는 박상건 소장(사진=섬문화연구소 제공)

박 소장은 “시장·군수 치적의 길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성과 정서를 고려한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가칭)섬발전진흥원’이 발족되면 이런 해안길 문제도 일관성과 장기적 관점에서 정립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해양사와 해양문화를 발전시키는 미래지향적이고 우리 민족적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독도, 마라도, 백령도 등 우리 영해 끝 섬도 ‘통일한국’의 미래를 고려한 치밀하고 포괄적인 국토 정책, 영해 정책, 섬문화 정책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5년 문을 연 섬문화연구소는 우리 아이들에게 원대한 꿈을 심어주고, 일반인에게 섬 지역과 도시 간 소통을 위해 25년째 섬에서 시인과 일반인이 어울리는 섬사랑시인학교 캠프를 열고 있다. 

캠프를 개최한 섬의 낙도어린이를 서울로 초청해 주요시설과 문화적 명소를 둘러보는 서울문화체험단 행사, 낙도 재능기부와 시설지원 활동, ‘계간 섬’ 잡지 발행, 무인도 탐방, 독도 연구, 기능적 ‘등대’를 인문학적 문화공간으로 확장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해양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소재발굴과 홍보작업 등도 하고 있다.

 

국토의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의 노을(사진=섬문화연구소 제공)

박 소장은 최근 우리 영해문제의 중요성을 지닌 독도, 가거도, 백령도, 통영 홍도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 국민이 당당하게 언제든지 찾아가서 즐기는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일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한적한 섬에서 힐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로 볼 때 섬 여행은 우리네 공동체 문화를 되살리는 길이자 애국하는 일이라고 박 소장은 강조했다. 

“얼마 전 충청도의 작은 섬을 찾았는데, 여행자들이 땀을 흥건히 흘리면서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군요. 해안가와 숲길을 걸으면 저절로 땀이 줄줄 흐르고 불편하기 짝이 없을 텐데, 방역당국 지침에 잘 호응하는 걸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답답하면 섬을 찾았겠어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답답하면 훌쩍 떠나서 나를 치유하고, 맑은 공기로 영혼을 헹굴 수 있는 마지막 보고가 섬입니다.” 

우리나라 10대 비경인 울릉군 북면 현포리 해안(사진=섬문화연구소 제공)

박 소장은 “한 번은 채우고 채우고 나면 비우면서 수평을 이루는 섬과 바다는 우리의 인간사를 반추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최적의 환경”이라며 “섬 여행은 영양만점의 해산물을 통해 몸보신도 하고, 어민도 돕고 교류하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2020년 12월 5일자 보도를 재 수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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