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김치가 파오차이?…억지도 유분수

김치는 발표 채소, 파오차이는 염장채소로 피클에 가까워
장성호 기자 2021-06-08 15:09:14

한국 전통음식 김치가 파오차이를 베낀 것이라는 중국의 어이없는 주장이 계속된 가운데 일부 편의점에서는 파오차이 표기가 논란이 돼 제품 생산 및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뤘다. 

소금물에 절이고 발효시킨 채소를 갖은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김치. 다양한 종류와 특유의 감칠맛으로 가장 한국적인 요리로 꼽힌다.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염장채소다. 김치가 아닌 피클에 가깝다. 

김치가 중국에 본격 수출되기 전 파오차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향토 음식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 김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파오차이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위생법을 제정 및 적용하는 등 김치를 몰아내고 시장을 잠식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지난해 11월 파오차이의 국제 표준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했다. 이를 두고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으며,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사진=해외문화홍보원)

그러나 김치는 이미 2001년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 표준으로 정해진바 있다. 더불어 ISO 문서 역시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했다. 

하지만 중국의 억지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를 발간했다. 이는 외국인들의 한국 김치 문화 체험을 담은 단행본이다. 

단행본에는 전문가 기고문과 주한 외국대사관의 김치 체험, 김치 관련 외신 보도, 김치 관련 질의응답 등이 실렸다. 김치에 얽힌 세계인들의 생생한 체험 사진 역시 담고 있다. 특히, 질의응답 항목에서는 김치가 파오차이와 어떻게 다른지 명백히 구분하고 김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았다. 

문체부는 이 단행본을 재외문화원, 주한 외국대사관 등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더불어 해외문화홍보원과 코리아넷 홈페이지에도 공개된다. 

김치와 파오차이를 구별하기 위한 움직임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GS25 주먹밥 제품에 표기된 파오차이泡菜(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GS25의 주먹밥 제품인 ‘스팸 계란 김치볶음밥’의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해당 제품의 중국어 표기에서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현됐다는 내용이었다. GS25는 문제가 된 제품 외에도 김치가 들어있는 일부 식품의 중국어 표기 역시 파오차이를 사용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GS25는 전수 조사를 통해 파오차이가 적힌 제품들의 발주와 판매를 중단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 중인 가맹점에는 폐기 상품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전주 조사에서 일부 김치가 들어간 제품에 파오차이가 표기된 것을 확인하고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관행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파오차이 표기를 해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의 억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치 이전에는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며 동북공정을 펼치기도 했다. 선동의 전설로 불렸던 나치 독일의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 사람들은 이미 선동되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의 선동에 세계인들이 넘어가기 전, 김치를 향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섬TV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몰디브, 보라보라, 발리......’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섬들이다. 이곳에는 무성한 야자수와 금가루 같은 백사장, 그리고 돈 많은 관광객이 있다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등대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등대

화성시 전곡항은 시화방조제가 조성되면서 시화호 이주민을 위해 조성한 다기능어항이다. 항구는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건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안섬포구 등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안섬포구 등대

아산만 당진시 안섬포구는 서해안 간척 시대의 어제와 오늘, 서해 어촌이 걸어온 길과 관광 대중화에 발맞춰 섬과 포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신시도에서 고군산대교를 지나면 무녀도다. 무녀도는 선유대교를 통해 선유도와 장자도와 연결돼 차량으로 고군산군도를 여행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